Hyunse Lee님과 트위터 이야기하다가, 중간에 트위터의 역사와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서 메모. 트위터에 올릴 수 있는 각 트윗의 최대 길이는 140자이다. 2017년 12월부로 한국어, 중국어,...

Gepostet von Daniel Hong am Montag, 6. Mai 2019

트위터에 올릴 수 있는 각 트윗의 최대 길이는 140자이다. 2017년 12월부로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즉, CJK 언어)를 제외하고는 2배인 280자로 그 제한이 늘어나기는 했으나, 제한된 글자수를 가지고 의미를 전달해야만 한다는 점은 현재까지도 트위터의 가장 큰 묘미이자 정체성 그 자체이다. 페이스북과 메신저가 시장을 장악해버린 현재에 와서는, "아는 사람만 아는" 마니아층만의 묘미가 되어버리긴 했지만.

트위터에서의 140자 제한은 SMS, 즉 문자의 최대 길이인 160자에서 유래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일종의 상징적인 제한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 140자라는 글자수가 채택된 근원은 훨씬 더 복잡한 문제와 맞닿아 있다. 오히려 모바일 시대 이전, 피쳐폰 시대의 낡은 유산을 물려받아 정체성이 된 것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듯하다.

트위터는 최초의 아이폰이 등장하기 1년 전, 즉 2006년에 창업한 회사다. 이 시절, "스마트폰"이라 불리는 단말기는 이메일 등을 바로바로 확인해야 하는 비즈니스맨을 위한 "미니 PC"의 개념에 가까웠다. 일반인이 이런 기기를 사용하기에는 사용법이 너무 복잡했을 뿐 아니라 가격도 매우 높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화와 몇 가지 부가 기능을 겨우 지원하는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당연히 이들 단말기에서는 무선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이 매우 까다롭고 비싸거나, 아예 불가능한 경우도 태반이었다.

이러한 환경에서, 개인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의 선택지밖에 없었다. 첫 번째는 PC를 켜고 모두가 볼 수 있는 블로그나 포럼 등에서 비교적 장문의 글을 쓰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휴대폰을 꺼내 SMS를 보내는 것이었다. 이메일이 있긴 했지만, 당시 무선 인터넷 환경상 개인이 휴대폰에서 이메일을 가볍게 주고받는 것은 매우 번거로운 일이었으므로 그리 바람직한 선택지는 아니었다.

트위터의 기본 아이디어는 블로그처럼 세상 모두와 소통할 수 있지만, SMS처럼 휴대폰에서 가볍게 사용할 수 있는 "마이크로-블로깅" 서비스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공개적인 글은 항상 PC에 앉아 "각 잡고" 써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가볍게 짧은 글을 공유하고 싶을 때는 개인적인 SMS를 제외한 선택지가 없다는 점을 겨냥한 서비스였던 것. 다시 말해, "인터넷에서 공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문자"가 본래 트위터의 정체성이었다.

이렇듯, 애초에 창업 당시의 기획 자체가 "문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트위터의 초기 시스템은 모두 문자(SMS)를 통해 트위터를 사용하는 피쳐폰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기획되었다. 140자라는 트윗의 글자수 제한이 생긴 것도, 160자의 SMS 글자수 제한 안에서 멘션과 기타 명령어 등을 작성해넣을 20자 정도의 여유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멘션"(@)이라는 개념이 생긴 것도, (수신자가 지정된 SMS와는 다르게) 모두에게 공개된 공간에서 대화하고 있는 상대방을 별도로 지정하는 개념이 필요해져서다. 해시태그(#) 또한, (기존 장문의 블로그 글과는 달리) 짧은 트윗은 새 글을 몇 초 간격으로 매우 빠르게 올릴 수 있으므로 이들을 효과적으로 묶어 검색하기 위해 창안된 개념이다.

이러한 트위터에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면, 문자 기반의 텍스트 인터페이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기 때문에 (현대의 기준에서는) UX가 최악이었다는 점이다. 물론 웹 인터페이스가 있었지만, 트윗을 날리기 위해 일일이 PC를 켜고 웹 인터페이스에 접속해 사용한다면 "가벼움"이 생명인 트위터를 사용하는 의미가 크게 퇴색되어 버린다. 결국 사용자들은 휴대폰으로 트위터를 사용하기 위해 트위터의 "SMS 명령어" 체제를 익혀야만 했다. 이는 트위터 계정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등록한 후, 각국 통신사별로 지정된 콜코드에 문자를 보내면 트윗이 올라가는 방식이었는데 모든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각 기능에 할당된 명령어를 외우고 있어야만 했다. 예를 들어, d 또는 m 명령어를 사용해 상대방에게 DM을 보내고, FOLLOW 명령어로 계정을 팔로하고, RETWEET, LIKE 등의 명령어로 그 계정의 가장 최신 트윗을 리트윗하거나 좋아요를 누르는 식이다. 개인적으로는 LG텔레콤의 피쳐폰을 사용하던 시절 #1234 번으로 문자를 보내 FOLLOW TwitterKorea 등의 텍스트 명령어로 트위터를 사용하던 때가 아직도 생생하다. (...) 이 텍스트 인터페이스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지 않은 개발도상국 등의 지역에서 현재까지도 꽤 사용되고 있는 방법이다.

문제는, 트위터가 처음 등장한 이후 1-2년 사이에 아이폰의 등장으로 판이 완전히 뒤바뀌어 버렸다는 점이다. 이미 트위터는 런칭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휴대폰 번호 없이도 계정을 만들 수 있도록 정책을 바꾸었고, 2007년 중반에는 모바일 웹 사이트에 대한 지원을 시작했지만 SMS 중심적인 지원 정책을 바꾸지는 않았다. 여기에는 트위터에 대한 정체성을 둘러싼 문제가 상당히 크게 작용했다. 트위터는 과연 문자를 기반으로 확장된 마이크로블로깅 서비스인가, 혹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새로운 네트워킹 서비스인가?

트위터의 경영진들도 트위터가 단순히 "문자 기반의 마이크로블로깅" 이상의 무언가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당연히 인지했으나, 동시에 트위터의 플랫폼으로서의 방향에 관한 결정은 자신들이 직접 내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트위터의 모바일 플랫폼에 대한 접근은 꽤나 "탈중앙화된" 것이었는데, 자신들은 PC의 웹 클라이언트와 SMS 인터페이스, 그리고 (나중에는) API와 같은 기본 인프라 제공에만 집중하고 나머지 지원은 모두 서드파티 개발자들에게 맡기겠다는 전략을 사용했다. 실제로 트위터가 자체 공식 앱을 제공하기 시작한 2010년 이전까지 iOS와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 트위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서드파티 트위터 클라이언트들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고, 2010년 5월 출시된 트위터의 공식 iOS 앱도 단순히 Tweetie라는 서드파티 클라이언트의 개발사를 인수해 리브랜딩한 것에서 출발했다. 심지어는 공식 웹을 사용하지 않고 서드파티 웹 클라이언트를 사용하는 사용자들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트위터는 매우 오랜 시간 동안 우리가 "SNS"라고 하면 당연히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하는 대부분의 기능들을 직접 지원하지 않고 모두 서드파티 개발사에 의존했다. 예를 들어, 트위터는 매우 오랜 시간 동안 트윗에 사진을 첨부하는 기능조차 지원하지 않았으며 이를 위해서는 별도로 "트위터 전용 사진 첨부 서비스"를 활용해야만 했다. 이들 중 가장 인기 있는 서비스였던 Twitpic은, 트위터의 상표 관련 법정 소송 위협과 자체 사진 첨부 기능 지원에 항복해 2014년 9월 결국 폐업을 선언한다.

반면, 페이스북은 아이폰 런칭 후 불과 2개월 후인 2007년 8월 아이폰의 터치 인터페이스에 최적화된 "아이폰 전용 웹앱"을 직접 내놓았다. 페이스북의 첫 번째 앱이 웹앱의 형태로 구성되었던 이유는 애플이 아직 iOS(당시에는 아직 제대로 된 이름조차 없었다)에 서드파티 앱의 설치를 허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자신의 "아름다운" 아이폰이 서드파티 앱으로 인해 "오염될" 것을 염려한 잡스의 지나친 결벽증 때문이었는데, 앱 스토어를 추가하는 결정은 현 애플의 마케팅 수석부사장인 필 실러가 잡스와의 수 개월 다툼 끝에 얻어낸 것이다). 따라서 홈 화면에 웹 사이트 바로가기 아이콘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구현한 것인데, 이 결정은 페이스북이 모바일 플랫폼을 선점하고 엄청난 성장을 이뤄내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러한 "중앙화된" 모바일 플랫폼 성장전략 덕분에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경험을 온전히 일관성 있게 통제하면서, 세계 최대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빠르게 올라설 수 있었다.

현재 트위터의 실적 부진은, 이렇듯 아이러니하게도 플랫폼을 제공하는 자신들의 역할을 매우 축소했던 것에 있다. 자신들의 역할은 최소화하고 나머지는 모두 서드파티에 맡기자는 트위터의 성장 전략은, 초기 어마어마한 생태계 붐을 일으키며 현재의 위치까지 오는 데에 크게 일조했지만 결국 마지막 순간에 페이스북을 이기지 못했다. 이는 탈중앙화된 생태계에는 기본적으로 사용자 경험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지 못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아이폰을 사용하던 사용자가 안드로이드로 갈아탈 경우, 트위터 클라이언트의 개발사가 다르기 때문에 인터페이스를 처음부터 새로 익혀야 한다. 또한, 기본적인 사진 공유의 경우에도 서로 다른 트위터 사진 첨부 서비스를 사용하는 경우, 서로의 사진을 단순히 "보는" 것을 제외한 것들, 즉 댓글을 달고 좋아요를 누르는 등의 기능을 구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는 너무 간단하게도 서로의 운영사가 다르기 때문이며, 구조적으로 탈중앙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 경험에서의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결국 주류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트위터의 이러한 탈중앙화된 성장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훌륭했으나 장기적으로는 실패했다. 서드파티 개발자에게 사실상 플랫폼의 대부분을 맡기면서 트위터만의 독특한 생태계가 형성되었지만, 정작 혼자 서서 성장해야 하는 마지막 순간에는 "플랫폼"이 아닌 "글자밖에 없는 SMS 마이크로블로깅 서비스"로 다시 되돌아갔기 때문이다. 트위터는 이들 서드파티 생태계 없이는 2006년의 그 상태 그대로였고, 따라서 빠르게 경쟁해 선두를 차지해야 하는 순간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민첩하게 대처할 수 없었던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프로토콜"로서는 성공했으나 하나의 "플랫폼"으로서는 실패했다는 것인데... 이의 구분에 관해서는 매우 복잡한 논점들이 얽혀 있으므로 다음에 별도의 글로 다루어 보고자 한다.

참고로, 개인적으로 트위터를 처음 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접하게 된 게 바로 비트코인이었다. 앞서 서술했듯 이 둘 사이에는 그 철학에 있어서 상당히 유사점이 많았기 때문에, 트위터처럼 UX만 개선할 수 있다면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10년째 그대로다.

트위터는 결국 단독 플랫폼으로서의 성장을 위해, 뒤늦게 본래 정체성이자 철학이었던 "문자 기반"을 버리고 각종 기능들을 자체적으로 탑재했다.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설계철학의 핵심을 버리자는 것은 아니지만, 10년 정도 지났으면 그 핵심은 유지하되 조금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있지 않나 싶다. 트위터가 자체적으로 기능들을 지원하기 시작했을 때도, 트윗의 글자수를 늘렸을 때도 "트위터 생태계는 죽었다"며 실망감을 보이는 분들이 많았으나 트위터의 정체성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정체성이 무엇인지부터 확실하게 정의하고, 포기해야 할 부분은 과감하게 포기해야 더 많은 사용자들을 포용할 수 있을 거다.

혁명 이전의 것으로 관점을 조금 바꾼다고 해서 그게 바로 유물론이 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