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libra.org/en-US/white-paper/ 루머대로 Facebook이 이끄는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Libra의 백서와 테크니컬 페이퍼가 공개되었다. 공개되자마자 두 문서를 모두 정독했는데,...

Gepostet von Daniel Hong am Dienstag, 18. Juni 2019

https://libra.org/en-US/white-paper/

루머대로 Facebook이 이끄는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Libra의 백서와 테크니컬 페이퍼가 공개되었다. 공개되자마자 두 문서를 모두 정독했는데, 이에 대한 내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하자면 대락 다음과 같다.

우선 "스테이블"에 관한 부분. 이 부분에서 중앙화가 발생할 것이라 우려한 많은 분들의 생각과는 정반대로, 굉장히 정교하게 설계된 토큰이코노미 모델을 통해 상당한 수준의 탈중앙성을 보장한다. (https://libra.org/en-US/about-currency-reserve/#the_reserve) 자, 이게 무슨 말이냐면:

  • 각각의 리브라 코인은 투자자나 사용자가 "리저브에 돈을 넣은 만큼만" 새로 발행된다. 이게 끝이다. 사실 "스테이블"코인으로서 돈을 넣은 만큼만이 새로 발행되고 fiat이 새로 빠진 만큼 소각되는 모델이 너무나 당연한 건데, 그 동안 별별 이상한 토큰이코노미 모델이 판을 치는 통에 그 누구도 이 너무나 당연하고 단순한 모델을 도입하지 않았던 듯하다.
  • 실제 stable asset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custodian들에 의해 관리된다. 이 법정자산은 법정화폐나 정부 부채 등의 안전자산으로, Founding Member들에 의해 서로 견제되기 때문에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한 위험을 최대한 분산화했다.
  • 그렇다면 대기업들인데 법적 규제에 대한 협조는 어떻게 할 거냐? 이 문제에 대한 해답도 사실 매우 간단하다. 리브라 네트워크에 대한 어느 정도의 권한을 쥐고 있는 Founding Member들은 대부분 대기업들이긴 하지만, 법적으로는 엄연히 분리되어 있는 기업들이다. 협조요청이 들어온다면 자신과 관련 있는 부분에서만 협조하면 된다. 그렇다고 이들이 네트워크에 대한 모든 권한을 쥐고 있는 것도 아니며, 엄연한 public blockchain의 형태이기 때문에 custodian들의 행위들도 Founding Member들과는 독립된다. 법적 책임이 엄격히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완전한 탈중앙화는 아니어도 한 곳의 규제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엄청 머리 잘 썼다.

그리고 한 가지 예상하지 못했던 점이 있었으니, 바로 튜링완전한 Smart Contract를 지원한다는 점이다. 우선 표면적으로만 보면, 스테이블코인을 가스로 쓰니 재무적으로 훨씬 처리하기 편하다. 코인의 가격 등락에 신경쓸 필요가 전혀 없다. 좀 더 기술적으로 보자면:

  • Move라는 이름의 자체 개발언어와 실행환경을 가지고 있다. 이 부분은 현재 테스트넷이 출시된 상황이니, 좀 더 자세하게 뜯어봐야 상세한 특징들을 알 수 있을 듯 하다. 다만 언뜻 보기에는 global state 모델을을 병렬로 쪼개 직렬적인 스택머신에서도 상당한 실행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듯 싶다 (https://developers.libra.org/…/libra-move-a-language-with-p…). 확실히 현 이더리움에서 볼 수 있는 모델보다는 훨씬 더 세련됐다.
  • 기술백서 (https://developers.libra.org/…/pap…/the-libra-blockchain.pdf)에서도 나와 있듯이, 리브라는 기본적으로 이벤트 기반의 트랜잭션 처리모델을 따르나 그 내부 구성은 Ethereum 계열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어카운트 간 거래를 포함한 모든 스테이트 전환을 단일의 트리 모델에서 처리하는 이더리움과는 달리 코인 거래와 Smart Contract에 사용되는 스테이트 모델을 분리해버렸다. 전체 트랜잭션 처리에 사용되는 Ledger History와 이벤트 처리를 담당하는 Event Tree에서는 비트코인의 그것과 유사한 단순 머클트리를, 블록체인 위에서 (Account 모델 기반의) Generalized된 스테이트 전환을 담당하는 Ledger State에서는 조금 더 일반화된 Sparse Merkle Tree를 사용한다. 컨트랙트 실행과 코인 거래에 사용되는 자료구조를 분리해버렸으니 훨씬 더 효율적인 네트워크 운용을 기대해볼 수 있겠다. 이것도 조금 더 살펴보아야 할 듯 싶은 부분.
  • LibraBFT라는 자체 컨센서스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https://developers.libra.org/…/libra-consensus-state-machin…). 기본적으로 올해 초 공개된 바 있는 HotStuff (https://arxiv.org/abs/1803.05069) 알고리즘의 변형으로, 잘 알려져있는 Tendermint와 Casper와 같은 PBFT 계열의 합의 알고리즘이다. 다만 HotStuff의 경우 기존 PBFT 계열 합의에서 linearity와 responsiveness 간의 트레이드오프 문제를 해결한 최초의 알고리즘이기 때문에 Libra의 합의 알고리즘으로 채택된 듯 싶다. leader-based 컨센서스 알고리즘이기 때문에 validator 간 leader 투표가 먼저 이루어진 후, 이 leader가 블록 제안 및 서명 취합을 담당하는 구조이다. 조금 더 자세한 변경사항들은 추후에 한꺼번에 정리해보는 것으로.

그 많은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을 인수한 이유가 있었던 듯. 블록체인 사업을 해 본 적 없는 기업이지만 현 블록체인 업계에서 잘못되어 있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것들을 바로잡았다. 일반화된 컨트랙트 실행 측면은 솔직히 기술적으로 유리할지 감이 잘 안 잡히나, 이것을 어느 정도 신뢰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과 결합했다는 발상 자체가 엄청나다. 스마트 컨트랙트 개발에 있어서 상당히 큰 장애물 하나가 제거되었다.

여기에서 페이스북이 그리는 그림은 명확하다. 중앙은행이 직접 뛰어들기 이전 자신들이 이 시장을 선점해놓겠다는 것. 결국 현재 현금처럼 발행 자체는 어느 정도 중앙화되었지만, 이를 견제할 메커니즘을 마련함과 동시에 물리적으로 거래하듯 P2P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놓은 것이다. 거기다 한 술 더 떠서, 이 현금에 "프로그램"까지 집어넣을 수 있으니 단순 P2P 금융거래를 훨씬 뛰어넘는 가치가 있다. 방향 하나는 제대로 잡았다. 현재까지는 매우 긍정적으로 보이는 듯.

한줄평: Nailed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