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itcointalk.org/index.php?topic=532.msg6306#msg6306 원래 이 9년 된 쓰레드의 역사를 짚으면서 내가 얼마나 블록체인 고인물인지 인증하는 장문의 글을 쓰려고...

Gepostet von Daniel Hong am Samstag, 18. Mai 2019

https://bitcointalk.org/index.php?topic=532.msg6306#msg6306

원래 이 9년 된 쓰레드의 역사를 짚으면서 내가 얼마나 블록체인 고인물인지 인증하는 장문의 글을 쓰려고 했는데, 3시간 반 동안 쓰던 게 개인 서버 DB 오류로 날아가버렸다. (백업을 생활화하자고 그렇게 외치는데, 실제 해 보면 잘 안 된다. 하아...) 그래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간략하게만 인증하기로.

bitcointalk.org 쓰레드를 보면 bytemaster라는 회원이 비트코인의 "무신뢰" (trustless) 가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요지의 발언을 하고 있다. 10분을 기다려야 트랜잭션을 검증할 수 있다는 건 너무 느리고, 트랜잭션을 실제로 올려놓는 풀노드에 대한 보상이 부족해 확장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그의 주장.

밑의 다른 회원이 (비트토렌트처럼) 각자의 이해관계가 들어맞기 때문에 모든 것을 경제학적 보상만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다고 반박하지만 (나의 개인적인 생각과 같다), 그는 모든 사용자가 트랜잭션을 처리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이 지나치게 높을 뿐만 아니라 거래처리 시간도 너무 느리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비트 은행"의 개념을 제시하는데, 엔드 유저들은 비트코인 거래를 발생시키기 위해 "비트 은행"을 거쳐서 사용하게 하고 비트 은행끼리의 거래만 높은 수수료의 온체인 트랜잭션으로 처리하게 하자는 제안이다. 이 "비트 은행"은 누구나 만들 수 있게 하되 어느 정도의 신뢰성 검사만 거치도록 하면 비트코인의 본래 가치를 보다 잘 구현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것. 완전한 trustless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거래효율성 확보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신뢰수준 유지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자 바로 밑에 사토시(익명의 비트코인 창시자인 그 사토시 맞다. 2010년 말까지 사토시는 포럼을 수시로 순찰하며 활발하게 다른 개발자들과 토론을 했다)가 등장해 bytemaster의 주장을 전면반박한다. 현재(2010년)의 디자인은 대규모 시스템 구성을 위해 의도된 것이 아니며, 그렇게 된다면 마치 모든 Usenet 사용자가 NNTP 서버를 돌리는 것과 같은 꼴이 될 것이라고 우선 선을 그었다 (팀 버너스 리 경이 WWW와 하이퍼텍스트로 세상을 평정하기 이전까지는 Ethereum 이전의 블록체인 세상처럼 각 기능별로 별도의 네트워크와 프로토콜이 존재했다. NNTP는 인터넷 뉴스 전달을 위해 설계된 프로토콜이며, Usenet은 이를 이용해 분산화된 인터넷 포럼을 구현하는 네트워크로 1979년에 제안되었다. Usenet은 서로 다른 독립 NNTP 서버끼리 포럼 데이터를 서로 교환하고, 사용자는 이 NNTP 서버들 중 하나를 선택해 접속하는 방식이다. NNTP 서버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포럼 전체 데이터를 모두 저장하고 있어야 했기 때문에 꽤 자원을 많이 사용해야 했는데, 이처럼 블록체인 전체를 저장하는 풀노드를 모든 사용자가 구동한다는 것은 어차피 비효율적이라 앞선 논리들은 의미가 없다는 논지이다).

그 뒤에 "10분을 기다려야 트랜잭션을 검증할 수 있다"는 문제제기를 언급하며 이런 말을 남겼다.

"See the snack machine thread, I outline how a payment processor could verify payments well enough, actually really well (much lower fraud rate than credit cards), in something like 10 seconds or less. If you don't believe me or don't get it, I don't have time to try to convince you, sorry.
http://bitcointalk.org/index.php?topic=423.msg3819#msg3819" (자판기 문제 쓰레드를 참조하면, 나는 이미 결제 처리 사업자가 결제 검증을 신용카드보다도 낮은 사기율로 효율적으로 수행하면서, 10초 이내의 시간에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 나를 못 믿겠거나 이해를 못 하는 거면, 나는 너를 설득할 시간이 없다. 미안.)

강력한 일침이다. 이 뒤로 bytemaster 사용자는 한동안 비슷한 내용의 논리를 제시하지 못했다. (...)

여기서 자판기 문제는 어떻게 하면 비트코인으로 자판기에서 과자를 사 먹을 수 있을지에 관한 문제인데, 사토시는 이에 관해 "자판기의 결제처리 사업자가 가능한 한 많은 노드에 연결되어 있도록 하고, 각 노드가 같은 트랜잭션에 대해서는 오직 첫 번째 버전만 승인하도록 하면, 이중지불 시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비트코인 백서의 작업증명 체인과 같은 논리로) 그 시도가 수 초라도 늦을 시 정상적인 트랜잭션을 따라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10초 내에 결제를 승인할 수 있다"라는 논리를 펼쳤다. 물론 그는 수 개월 뒤, 앞서 언급한 네트워크의 대규모 확장문제와 자판기 문제에 대한 구현체를 제시하기 이전 모든 포럼에서 자취를 감추고 만다.

아무튼, 저 bytemaster라는 회원은 이후 자신의 신념에 맞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들겠다며 세 번의 창업을 한다. 첫 번째는 사업체의 주식을 대체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 두 번째는 각 개인에게 콘텐츠의 인지도에 따라 토큰 보상을 주는 플랫폼, 세 번째는 앞선 "비트 은행"의 개념을 "블록생성자"로 바꾸어 (본인이 주장한 대로) 처리속도를 크게 향상시킨 새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이 쯤 되면 이 회원이 누구인지 다들 짐작이 가실 듯. bytemaster의 실제 이름은 블록체인계의 연쇄창업가로 유명한 댄 라리머이다. BitShares, Steem/Steemit, 그리고 EOS에 이르기까지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블록체인의 "탈중앙성" 철학에 실제로 공감하는지에는 많은 논란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비트코인 초기부터 저렇게 사토시와 똑같은 문제를 두고 다툴 정도였으니 지금은 오죽하겠나... (...) 저 논리 내용만 보더라도, 9년이 지난 현재의 Steemit과 EOS가 각각 어떤 논리를 가지고 있는지 바로 짐작이 가능할 수준이니 말 다 했다.

이 논쟁은 bitcointalk.org에서 개인적으로 상당히 재미있게 지켜본 토의 중 하나였다. 사토시의 논리 중에서는 현재까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구현체 제안들도 상당히 많이 때문에, 혹시 관심있는 분들은 직접 찾아보셔도 좋을 듯하다.